"신뢰의 기도" - 데이비드 A. 부식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할 때, 거기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과장한다는 것이 불가능할 만큼 모두 깊은 의미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삶이 끝나가는 것과 삶이 완전히 끝난 것 사이의 차이를 배우는 것이다.
끝나가는 것과 완전히 끝난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예수님에게는 후회나 의심, 더 이상 해결할 문제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완수했다. 세상의 기초가 놓이기 전부터 계획된 하나님의 뜻을 이루셨다. 그가 이 땅에 온 목적을 완수한 것이다.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또 하나 배우는 것은, 생명이 빼앗긴 것과 생명을 내어준 것 사이의 차이다. 예수님은 자신의 생명이 누구에게도 빼앗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어준 것임을 분명히 하셨다. 십자가에서 일어난 일은 그분이 의도하고, 원하고, 계획한 모든 것의 완성이다. 그것은 그분의 목적이 성취된 순간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은 기도의 형태로 나와있다: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그 순간, 그의 삶은 성공보다 실패처럼 보였다. 그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을 견뎌냈다. 로마 제국이 가할 수 있는 최악의 처벌을 받았다. 과거, 현재, 미래의 온 세상의 죄가 그의 어깨 위에 얹혔다.
그는 희생자인 것처럼 보였다. 그의 생명이 강제로 빼앗긴 것처럼 보였지만, 우리는 그가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내려놓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그가 자신의 목적을 완수하고 있었음을 안다. 이 기도를 통해 예수님은 자신을 다른 사람들의 손 그리고 환경의 손으로부터 빼어내어, 아버지의 손에 맡기고 있었다. 그들이 빼앗아 가려고 했던 것을 예수님은 기꺼이 내어주고 있었다.
예수님은 희생의 충격적인 힘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는 하나님께 순종함으로써, 겉으로는 상실처럼 보이는 것이 세상에 이득처럼 보일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보여주셨다.
프레드릭 뷔크너Frederick Buechner 는 “희생이란 사랑을 위해 무언가를 내어줌으로써 그것을 거룩하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누군가가 여러분의 손에서 무언가를 억지로 빼앗으려고 해도, 주변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해도, 여러분에게는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여러분은 그것을 어떻게 내려놓을지 결정할 수 있다. 여러분은 여전히 손을 열어,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에게서 빼앗으려 한 것을, 또는 상황이 여러분에게서 빼앗아가는 것처럼 보였던 것을 하나님을 위해 기꺼이 내어줄 수 있다. 사랑을 위해 그것을 행함으로써 거룩하게 만들 수 있다. 하나님께 순종함으로써 그것을 거룩하게 만들 수 있다.
또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면, 여러분은 여러분의 삶을 마지막까지 움켜쥐고, 발버둥 치며 끝까지 고수할 수도 있고, 또는 그것을 하나님과 사랑을 위해 내려놓고 삶의 목적을 완수할 수도 있다.
예수님의 삶과 죽음은 우리에게 우리의 삶을 둘러싼 환경이 우리의 삶의 의미를 결정하게 할 수도 있고, 또는 우리가 당하는 일을 통해 하나님과 함께 의미를 창출해낼 수도 있음을 가르쳐준다. 이것은 우리에게 신뢰를 요구한다.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라는 기도는 “아버지, 나는 아버지를 전적으로 신뢰합니다”라는 고백이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영원한 이익은 다른 어떤 방식으로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삶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는 확신, 자신의 목적을 완수했다는 확신, 그리고 하나님이 처음부터 계획을 가지고 계셨고, 내가 그 계획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이로 인한 엄청난 평안이 보너스로 주어진다.
우리는 여전히 선택할 수 있다. 우리 삶의 환경이 우리 삶의 의미를 결정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하나님과 함께 우리가 당하는 일을 통해 의미를 만들어낼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은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라는 기도로 시작된다.
데이빗 부식David Busic 은 나사렛교회 국제총회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