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크리스마스 잉그리드 벨라 루스타나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정신이 우리 마음 속에 항상 있기를!” 호세 마리 찬(Jose Mari Chan)의 이 매혹적인 노랫말이 지난 9월 1일부터 가정과 거리, 쇼핑몰에서 쉬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은 언제나 그리스도의 탄생을 고대한다. 온 나라의 구석구석에 별 모양 장식이 걸려 있고 크리스마스 캐롤이 몇 달 동안이나 불려진다!
물론, 그리스도의 탄생은 위대하며 또 선물도 마찬가지지만, 크리스마스는 가족이 다시 모이는 시간이기도 했다. 해외 필리핀 근로자(OFW)들도 가족과 함께 명절을 지내기 위해 돌아왔고, 많은 사람들은 밖으로 나왔다. 해변. 음식. 노래방. 불꽃 놀이. 게임. 내가 음식을 말했던가? 나는 이모께서 직접 만드시는 판시트몰로와 발렌시아나를 늘 기다렸다. 운이 좋으면 레촌(통돼지 구이)과 레체플랑 (커스타드 케익)을 먹게 될 수도 있었다. 9월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면 모두는 앞으로 있게 될 일들로 기대에 들떠 있고는 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흥분했지만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이유는 아니었다. 어머니는 부를 쫓아 또 다시 가족들을 떠났으며, 아버지도 자신의 사랑을 쫓아 떠나갔다.나의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열세 살의 형과 아홉 살 된 나를 이 작은 섬에 두고 떠나 감으로, 우리가 이모, 삼촌, 이웃들에게 양육되어야 한 것이 이번이 처음만은 아니었다. 그리고 슬프게도 이것이 또한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나는 이번 크리스마스가 부모님과의 행복한 만남으로 끝나지 않을 것을 알았다.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질 때 나는 그들에게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바라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럼에도 나는 크리스마스에 해외에서 돌아오는 사촌이 있었기 때문에 여전히 신이 났다. 마낭 조이Manang Joy와 그녀의 가족은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으며 필리핀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가능한 한 한 푼이라도 더 아껴 두었다. 그들은 여행들과 좋은 음식들로 온 가족을 즐겁게 했다. 조이는 항상 가족을 위한 선물로 가득 찬 여러 개의 여행가방과 상자를 끌고 왔다.
크리스마스 날이 되면 마낭 조이는 여행가방을 활짝 열었다. 우리는 ‘조상의 집’에 모여 그녀가 형제자매, 조카, 부모, 이모, 삼촌, 사촌, 이웃들을 위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형과 나는 사람들이 선물을 받을 때 마다 환호했다. 신발. 비디오 게임. 농구 유니폼.
여행가방과 상자가 하나씩 비워져갔다. 나는 사촌들의 팔에 미국산 사탕들과 장난감이 가득 담긴 것을 보았다. 이모들은 이제 시도해 보게 될 새로운 음식 재료들을 감탄하고 있었다. 삼촌들은 외국 전자 물품들을 살펴보았다. 나는 방 저쪽에 있는 형을 바라보았다. 형은 사람들이 하나씩 선물을 열 때 여전히 웃고 환호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짓는 미소와 그의 눈빛은 서로 어울리지 않았다. 나는 형에게서 보여지는 그와 같은 상처의 눈빛이 내 눈에서도 보여질지 궁금했다.
그 때가 내가 질투심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느껴본 때로 기억되고 있다. 나는 자신에 대해 깊은 연민과 나의 부모님에 대한 분노를 느꼈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나는 마치 지켜보고 있으며 언젠가 보여지기를 원하는 유령처럼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지만 나는 제외였다. 나는 잊혀진 존재였다.
이모님 중 한 분이 나와 형을 기억한것 같았다. 그 분은 조이 마낭에게 무엇인가를 빠르게 속삭였고, 조이는 우리를 슬쩍 쳐다보며 우리의 존재를 막 생각해 낸 것 같았다. 마낭 조이는 상자 밑바닥에 있는 무언가를 집어들고, 펜을 들고, 그 위에 무엇인가 써 내린 후에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 셔츠를 주었다. 포장에는 다른 사람의 이름이 지워져 있는 것이 명백히 보였지만, 나와 형은 그것을 보지 못한 척했다. 우리는 그녀에게 감사를 표하고 특대 셔츠를 입고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즐겼다. 우리는 밤 새도록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나는 셔츠에 대해 감사했다. 친척과 가족들에 대해 감사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새벽시간에 여전히 삼촌들이 노래방 순서로 싸우는 소리와 이모들이 혼내는 소리를 들으며, 침대에서 잠을 청할 때, 나는 여전히 외로움을 느꼈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기억되어지기를 바라고 있는 다른 어린 소년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나는 누군가 소외감과, 버려짐, 잊혀졌다고 느낄 사람이 있을지 궁금했다. 뒤돌아보니 벽에 걸려 있는 산토니뇨 그림이 보였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에 오신 것을 축하하는 아기 예수의 그림이었다. 아버지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세상에 보내셨다. 그러나 세상은 그분을 알지 못했다. 그는 태어나셨고 내가 받은 셔츠처럼 놀라운 선물로 상자 바닥에 누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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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리드 벨라 루스타나 Ingrid Bella Lustana